고양이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는 솜뭉치 같았다. 마냥 귀여워하던 며칠이 지나고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링웜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집안을 소독하고 고양이에게 약을 발라주고 약제샴푸로 목욕을 시켜주며 몇 주가 지났다.
고양이는 캣까페에서 태어난 아이였는데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던 시절에 고양이가 너무 키우고 싶어 가봤던 캣카페에서 마침 태어날 예정이었던 고양이었고 별생각 없이 잘됐다! 하면 데리고 왔다. 그 캣카페의 주인들이 동물을 정말 사랑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깨달았고, 어쩌면 그때 같이 태어났던 고양이들 중 대부분은 죽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링웜은 이미 우리 집에 오기 전부터 걸렸을 것이고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코에 나있던 까만 점은 점이 아니라 링웜 병변이었다.
어쨌든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한 반려묘였지만 이상행동이 하루에 몇시간씩 계속될 때는 지칠 수밖에 없었다. 아래는 우리가 그동안 해보았던 치료 방법들이다.
고양이 문제행동에 대한 치료
1. 동물병원에서의 치료_약물치료
사람도 그렇겠지만 말하지 못하는 동물의 정신적인 문제(로 추정)는 더욱 이유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고양이의 행동에 문제가 생겼던 포인트 (집사의 출산)가 너무나 명확해 보여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병원에서도 증상 및 이유 등을 자세히 이야기했다. 그리고 약물을 처방받았다
첫날 처방받은 약을 먹었을 때 하루종일 고양이는 조용했다. 사실 조용하기보다는 비몽사몽한 느낌이었다 가만히 움츠려 잤고 그렇게 하루 종일 잤다. 고양이는 조용해졌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약효가 떨어질 때쯤이었던 다음날에는 전 날 화내지 못했던 것이 분하기로도 한 듯 더 많이 화냈고, 더 많이 울었다.
그렇게 몇 번 약을 처방받았고, 첫날처럼 조용한 느낌도 언제부터인가는 사라졌고 약효가 정말 있는가? 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약을 끊었던 것 같다. 그리고 2~3년 쯤 후 다른 병원을 방문했을 때 수의사는 증상이 너무 오래되어 고착화된 것 같다며, 증상완화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는데 사실 좀 억울했다. 왜나면 나는 처음부터 병원을 갔었으니까.. 어쩌면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꾸준히 약을 복용했다면 정말 괜찮아졌을 수도 있다. (사람의 우울증도 약을 함부로 끊으면 안 된다고 하니..) 하지만 그 당시 약 먹이는 것도 쉽지 않았고, 증상 호전도 보이지 않을 상태에서 계속해서 약을 먹이고 싶지는 않았다.
2. 질켄/펠리웨이
- 질켄: 고양이 스트레스 완화 안정제, 영양보조제
- 펠리웨이: 페로몬을 이용한 스트레스와 이상 행동 완하 효과
내 경우는 둘 다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둘 다 이상행동이 심해졌을 때 사용하였고 만약에 아기가 처음 집에 오던 순간, 이사를 했을 때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예정이었을 때 미리 준비해서 사용했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3. 재합사 시도_방묘문 사용
고양이의 이상행동에 대한 고민이 극심했을 때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에서 '재합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고양이는 어차피 사람도 자기와 같은 고양이로 여긴다고 했으니 고양이 재합사를 하는 것처럼 아기와 재합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해보았다. 고양이 방으로 쓰고 있던 방하나를 지정해 방묘문을 달고 (그 전의 방묘문은 아기가 들어가지 못하게 어른 허리정도 오는 것이었는데 이때 산 건 방 입구를 모두 막는 형태였다.) 고양이를 그 방에 가둔 다음 점진적으로 아기와 접촉을 늘리자는 것이 포인트였다. 고양이가 울 때는 기다렸다가 울음을 멈추거나 아이의 냄새가 밴 옷이나 물건에 흥미를 가지고 냄새를 맡으면 간식으로 보상하는 방법이었다. 결과는 실패. 고양이는 방 안에서 생각보다 더 많이 괴로워했고 화냈고 울었다. 방묘문은 떼서 베란다에 처박아 두었다가 당근친구에게 팔았다.
4. 클리커 트레이닝
EBS "고양이를 부탁해" 라는 프로그램에서 클리커 트레이닝을 보았고, 어쩌면 문제 행동을 교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또 한번 품게 된다. 웹으로는 자세한 내용을 찾을 수 없어서 책을 샀는데, 뭐 처음에는 열심히 했다. 문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진정한 방법은 체벌이 아니라 보상을 통한 동기 부여 및 행동 강화라고 생각하며.
조작적 조건형성, 즉 클리커 트레이닝은 미래의 행동문제를 예방하고, 보호자와 고양이의 유대감을 향상시키며, 현재의 행동문제도 해결해 주는 최고의 만능열쇠다. 클리커 트레이닝을 사용하면 고양이와 보호자 모두 사고방식이 긍정적으로 바뀐다. 고양이의 욕구도 충족시켜 주면서 동시에 좋은 행동도 하게 만들 수 있다.
"고양이 클리커 트레이닝" 마릴린 크리거 p5
방법은 이렇다. 클리커라는 도구와 (클릭 소리를 내는 도구_ 있으면 좋고 없으면 볼펜이나 입으로 소리를 내도 되는데, 행동 즉시 소리를 내야해서 클리커가 있으면 좋다.) 막대기, 보상용 간식을 가지고 있다가 고양이가 막대기를 터치하면 클릭 소리를 내고 즉시 먹이보상을 한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클릭> 먹이보상" 인지시킨다 (이후 음성 신호를 추가하고 음성 신호에 대한 반응을 잘하게 되면 클리커와 먹이보상도 줄이는 훈련을 한다.) 나의 경우는 아이와 잘 지낼 때 (고양이 문제 해동의 원인을 모두 아이의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다.) 클릭과 먹이보상을 함으로써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결과적으로 고양이의 스트레스 원인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대기를 터치하는 것부터 약간 애매했다. 고양이가 잘 따라 하는 것 같기도 우연히 얻어 맞춘 것 같기도 한 느낌. 매번 훈련은 간식조공으로 끝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훈련은 우리집 고양이가 똑똑한 건지 조금 바보인 건지 긴가민가해하며 흐지부지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심 있으신 분은 이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자세히 단계별로 훈련법이 소개되어 있고 다양한 문제상황에 대한 클리커 훈련법도 참조해 볼 수 있다.

이야기가 아직 안 끝났다.(ㅠ.ㅠ) 정말 이 주제는 할 말이 많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써봤고, 찾아봤고, 절실했다. 인간의 스트레스 지수도 높았고, 나의 반려묘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슬펐다.
주변 사람들은 고양이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는데, 우산 많이 큰 우리 꼬마아이는 고양이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100프로 확신하고 있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고양이는 아이에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스스로 이상해동은 하지만 아이를 공격한다거나 하는 행동도 전혀 없었고 아이옆에서 낮잠을 자는 경우도 꽤 많았으며 아이의 장난에는 언제나 관대했다. 아기가 고양이 꼬리를 잡는 행동은 걷기 시작한 이후 아기 때는 가끔 있었고 (보면 즉시 말렸으며, 지속적으로 고양이게 해서 되는 행동과 하면 안 되는 행동 교육시킴) 인지 능력이 발달한 이후에는 하지 않았다.
고양이 문제행동의 원인 및 해결 (1)
우리 집 고양이는 뱅갈고양이 쪽으로 추정되어 처음부터 장묘종들처럼 유순하지는 않을 것이라 들었다. 하지만 중성화수술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하악질 한 번 하지 않았고, 까다
usting.tistory.com
고양이 문제행동의 원인 및 해결 (3)
이렇게 길게 쓸건 아니었는데 이야기가 길어진다. 결과적으로 고양이의 이상행동은 70% 정도 호전되었다. 언젠가 EBS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친한 이의 죽음 이후에 이상행동이 시작된 고양이의
usting.tistory.com
'소소한 생활의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팩스가 없을 때 팩스보내기 : 모바일 팩스 (0) | 2023.03.17 |
---|---|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족 등록 신청 방법 및 마일리지로 비행기 예약하기 (0) | 2023.03.10 |
고양이 문제행동의 원인 및 해결 (3) (0) | 2023.01.24 |
고양이 문제행동의 원인 및 해결 (1) (0) | 2023.01.24 |
비누 받침대에 대한 고찰_자석비누홀더,병두껑,피자삼발이,블록 (0) | 2023.01.19 |
댓글